아이들 감기, 자연에서 그 해답을 찾자!
한의원에서 감기치료를 한다고?
저희 한의원에는 종종 외국인 환자가 내원하곤 합니다. 외국인 환자들의 내원 이유는 대부분은 감기로 인한 것입니다. 감기에 걸리면 한의원에 간다는 생각이 한국인보다 더 잘 인지되어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감기치료로 한의원에 온 까닭을 물어보면, 한의원에서의 감기치료는 유럽에서 그렇듯이 주로 <천연의약품>으로 치료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감기가 걸려 병원에 가면 감기치료에 너무나 많은 약이 처방되어 놀랐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복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또한 항생제가 처방되기도 하여 과도한 처방이라 여겨진 까닭에 한방치료를 찾아 한의원으로 온 케이스도 제법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이라고 하는 한방치료, 기존의 항생제, 화학약품이 아닌 자연에서 해답을 찾는 대안은 감기치료에 있어 특히나 필요한 접근입니다.
미국 FDA가 모든 감기약을 2세 이하에게 금지시킨 까닭은?
특히 유소아의 경우 감기치료는 매우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1년 4월을 기해 미국 FDA는 2세 이하 감기에는 기존의 대부분의 감기약을 판매 및 처방을 금지시켰습니다. 또한 미국 FDA는 이미 2008년 1월부터 성인용 감기약은 성인에게만 사용할 것을 권고하며 소아의 용량표시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2년이 지난 현재 2세 어린이에게만은 감기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절반 이하로 감소되는 놀라운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유아에게 사용되어 온 모든 감기약은 유아를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한 바가 없는 까닭입니다. 유아는 증상개선에 대한 의사표시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다만 성인약으로 개발된 약을 나이에 따라 비례해서 용량을 조절한 것 뿐입니다. 이것은 유아나 성인이나 감기 증상의 병태는 동일하리라는 위험한 가정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감기라는 증상은 같다 할 지라도 이를 이겨내는 면역력/방어력은 매우 다르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유아는 호흡기와 흉곽의 방어력이 완전하지 못합니다. 면역계 방어력이 아직은 미완성 단계입니다. 약물을 해독하는 간의 효소 역시 완전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약의 효력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게 됩니다. 결국 기존의 감기약은 2세 이하 아이에게는 유해할 뿐이라고 밝혀진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해답을 우리는 자연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히포크라테스는 말합니다. ‘자연이 치료하고 의사는 이를 보완할 뿐’이라고 말입니다. 감기치료를 위해 일상적으로 취해야 할 생활습관은 엄마의 몫, 생약을 바탕으로 한방감기약을 처방하는 것은 한의사의 몫이 되겠습니다. 먼저 도대체 감기란 무엇인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감기, 그 나쁜 기(氣)를 이기기 위한 면역력
감기(感氣)의 한자를 풀어보면 말 그대로 기(氣)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서의 기는 사기(邪氣), 즉 나쁜 기를 말합니다. 나쁜 기운이 몸 안에 들어왔다는 것이죠. 이 나쁜 기와 싸워 몰아내려면 몸의 면역력이 강해야 하겠죠. 외부의 나쁜 기운이 나의 몸보다 더 힘이 셀 때 소위 우리는 감기를 앓는 것이죠.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체력이 다릅니다. 몸 안의 강한 기능, 약한 기능이 다양하다는 것이죠. 감기에 걸리면 약한 기관에 주의경보가 울리며 증상을 보입니다. 쉽게 말해 평소에 폐가 약하다면 나쁜 기가 기침으로 올 것이고, 코가 약하다면 콧물로, 비위가 약하다면 설사로 오겠습니다. 그래서 보통 엄마들이 내원 시, ‘제 아이는 감기가 오면 꼭 기침부터 시작해요’, ‘감기가 오면 콧물부터 시작해요’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외부의 나쁜 기를 몰아내기 위해 내 몸을 보하는 것이 한방치료의 핵심이 되겠습니다. 즉 몸 속 기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 보법과 사법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우리 몸 안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그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힘이 우리 몸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내부의 힘 (inner power), 즉 면역력을 선물해야 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아이가 특히 약한 부분을 파악하시고 이에 맞는 생활습관을 숙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내 아이에게 맞는 감기치료
[사진: 비강온열요법으로 비염치료를 받는 아이들]
가정 내에서 엄마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상온의 물을 소량씩 자주 마시도록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코의 울혈 상태가 개선이 됩니다.
2. 식염수로 코를 세척한다.
코가 막히면 아이가 예민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수면에도 방해 받아 성장에도 문제가 됩니다. 식염수는 코막힘을 풀어줍니다. 6개월 이하인 경우 비강 drop을 사용하세요.
3. 가습기를 사용한다.
방안의 습도는 40-50%를 유지해야 합니다. 촉촉함은 기침과 코감기를 완화시킵니다. 단 습도가 너무 높으면 방 안의 병균을 증식시킬 수 있으니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단 가습기는 매일 세척해야 합니다. 최근 살균소독제가 문제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엄마가 깨끗이 씻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희 집은 수건을 적셔 방 안에 걸어 놓기도 합니다.
4. 기침이 심한 아이의 경우 자기 전 꿀을 먹인다.
12개월 이상 된 유아에게 자기 전 30분에 꿀을 먹으면 야간기침을 잠재울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꿀은 비강 점막에서 분비액을 증가시키고 코로 숨 쉬는 것도 원활하게 해줍니다. 체내의 생리적 진통물질 엔드로핀(edrophine)을 분비시켜 기침을 억제하고 컨디션을 향상시킵니다. 꿀 사용은 2세부터 사용하며 용량은 다음 표와 같습니다.
자기 30분 전
2-5세 1/2 tea spoon
6-11세 1 tea spoon
12-18세 2 tea spoon
[사진: 제 아이는 감기가 걸렸을 때 한방감기약을 복용합니다]
대표적인 한방감기약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진: 한방감기약을 먹는 제 딸래미입니다^^]
한방감기약의 처방은 자연에서 추출한 생약 성분을 바탕으로 수천 년 간의 경험이 쌓인 검증된 처방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은 좋은 치료방법이 됩니다. 한방감기약 처방을 말씀드리기 이전에 감기에 많이 쓰이는 한약재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곽향>과 <소엽>은 위장형 감기에 몸살기운이 있을 때 장(腸)을 안정시키고, 발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는 <당귀>는 보혈작용을 하여,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황기>는 기운이 떨어져있는 오래가는 감기에 활용을 합니다.
도라지는 <길경>이라고 하는데, 목 감기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평상시에도 목이 안 좋은 분들에게는 도라지가 좋습니다. <오미자>와 <맥문동>은 보음하는 약물이라 하여, 감기가 오래가고, 천식기가 있을 때 목과 인후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보음작용이 있습니다.
<세신>과 <신이화>는 코감기에 많이 쓰이며, 생강은 위장을 따뜻하게 하여, 초기감기에 효과적입니다. 생강을 말린 것을 <건강>이라하는데, 생강을 말리면 약성이 조금 달라져서 위를 온보시키고, 이와 관련되는 비염 증상에도 많이 사용합니다.
이와 같이 감기처방에 쓰는 한약재들은 자연에서 유래되며, 평상시에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약재이므로, 안심하고 복용하셔도 됩니다.
다음으로는 다용하는 처방을 살펴보겠습니다.
한방감기약은 전통적으로 증상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처방이 축적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처방으로는, 설사를 동반한 위장형감기에는 <곽향정기산>, 비염을 동반한 코감기에는 <소청룡탕>, 기침 및 감기 위주의 오래가는 감기는 <삼소음>, 몸살과 오한을 동반한 몸살형 감기는 <쌍패탕>을 주로 많이 사용합니다.
감기가 오랫동안 낫지 않는 경우는 거듭 말씀 드리듯이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감기치료 후 면역력을 보강할 수 있는 보약을 평상시에 복용한다면, 감기를 예방하고, 걸리더라도 회복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내 아이의 체질에 맞는 감기약을 처방 받아 건강하게 잘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God bless you!
<Reference>
전성수의 의약건강뉴스
Pharmacist’s Letter 2011; 27(1):270105
OTC Cough and Cold Medication: Keeping Children Safe
Wan-Chih Tom, Pharm.D. and Neeta Bahal O’Mara, Phar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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