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한의원은 용한 한의원이 아닙니다

“여기 용하다고 해서 찾아왔어요”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십니다.
칭찬으로 해주시는 말씀이시겠지만 “용하다”라는 말이 사실 저는 귀에 걸리더군요.

한의원 소개에도 썼지만 제가 주역을 공부한 한의사다 보니
사주를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고, 작명을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죠.

“용한 한의원”과 “점집”의 차이는 과연 무얼까.
왜 한의원은 용하다..라고 표현할까.

양방의 진단기기와 다르게 한방은 ‘진맥’을 통해 어떤 부분이 약한 지 파악합니다.

손목을 잡아 진맥을 하고
눈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혀를 살펴보기도 합니다.

기계를 통해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한의사와 환자가 전면적으로 접촉(?)하고 대화하며 몸의 상태를 함께 체크합니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봅니다.

한의사가 내 손목을 잡는다.
눈을 지긋이 감고 진맥을 한다..
그러더니 “당신은 어디 어디가 약합니다..이러 이러한 성격이 있으시군요..” 등등의 말을 한다.
아! 맞는데! 참 용한데?

아마도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용하다,
내가 아무 말 안해도 훤히 꿰뚫는다..는 등의 표현이 생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의원을 찾아가 어떤 체질이며, 태양인인지 소양인인지,
어떤 것을 먹으면 몸과 맞지 않는지 등의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마치 점집을 찾아갈 때 기대하는 것과 비슷한 심리가 있습니다.
이러다 “용한 한의원”이 아니라 “신들린 한의원”이라는 표현도 생기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개성을 뽐내며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지 A, B, O, AB 형 등 혈액형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
B형 남자는 나쁜 남자이며, AB형은 사이코이다..는 식의 판단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걸 우리는 압니다.
하지만 그저 “재미”로 보는 것이기에 큰 문제가 아닌 것이죠.

그러나 한방치료에서도 그런 단정적인 접근을 하게 된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의 분류 역시 경험을 통해 파악되는 참고적인 면이 되어야 합니다.

나는 어떤 체질이니 어떤 음식은 맞지 않고, 몸에 열이 많으니 녹용과 인삼은 절대 안된다.
그런 식의 단정적인 판단은 치료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의인한의원은 아무 말도 듣지 않고 턱 알아맞추는 용한 한의원이 아닙니다.
현재 복용 중인 양약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과거에 앓았던 질환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등 여러 가지를 여쭤봅니다.
함께 대화하며, 함께 전면접촉(?)을 하며, 함께 치료하는 것입니다.

아..한번은 이런 적도 있습니다.
“어르신,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내원하신 어르신께서 갑자기 손을 내미시더니
“내가 불편한 거 말하면 그게 무슨 한의사야? 듣지 않고도 딱 알아맞춰야지!”

위 에피소드에 대한 설명은 따로 하지 않겠습니다. ^^
의인한의원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한의원이 되겠습니다.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몸에서 말하는 메시지를 눈여겨 파악하는 한의원이 되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쌍방향이므로,
의인한의원에 내원하시는 분들 역시
믿음을 바탕으로 함께 치료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원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이 증진되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겁니다.

God bless you.

의인 전재규

0 replies

Leave a Reply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