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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의 저자 조창인 작가님께서 저를 소개하는 글을 써주셨습니다.
조창인 작가님과는 제가 개원 전 실크로드를 여행할 때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이후 베트남에서 우연히 또 한번 마주치기도 했지요.
작가님께서 써주신 제 소개글을 쑥스럽지만 올려봅니다. ^^

 

내가 만난 전재규 원장 – 조창인

2년 전, 배낭 하나 짊어지고 이 땅을 떠났습니다.
어떠한 이유가 등을 떠밀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이제껏 지나쳐 온 삶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보고 싶긴 했습니다.

실크로드를 택한 건 소통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나름의 계산 때문이었습니다.
실크로드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곧 살아온 날의 반성, 오늘에 대한 각오, 내일에 향한 기대였습니다.

실크로드를 떠돈 지 한 달쯤, 전재규 원장을 만났습니다.
서역남로의 끝자락 카르카쉬의 셔먼빈관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소설가란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단련된 직업입니다.
낯선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오래지 않아 그가 지닌 내력이 보입니다.
사람마다 지닌 빛깔과 향기가 다양합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사실, 길 위에서 만난 젊은 여행자들에게서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마치 뿌리를 잃고 물살에 따라 한량없이 흘러가는 수생식물 같다고나 할까.
불안한 눈빛, 무모한 행동거지, 무책임한 태도…….
심하게 표현하면 희망 없는 자들의 몸부림처럼 보였습니다.
희망이 없다면 미래에 대한 계획이라도 세워둬야 마땅합니다.
적어도 오늘과 맞설 치열한 각오는 있어야 옳습니다.

처음 그의 행색은 다른 나그네들과 다를 바 없이 보였습니다.
볕에 그을린 까만 얼굴, 숭숭 솟은 수염과 덥수룩한 머리칼, 껑충한 키에 기진한 어깨…….
그러나 그는 특별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눈빛이었습니다.
그와 마주한 순간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참 맑고도 어진 눈빛을 지닌 사내가 있구나.
이 맑고 어진 눈빛으로는 거짓을 말하진 못했겠어.

인생의 세월은 한참 아랫길이었지만, 그가 단박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흘을 함께 지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주 진지했고, 타인에 대한 배려에 익숙했습니다.
세상을 향한 건강한 시선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첫인상대로 가리고 꾸밀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그의 천성이기도 했습니다.

나그네에게 가장 절실하면서도 아픈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여행길에 나섰는가? 그의 답은 이랬습니다.

사람을 더 깊이 사랑하는 길을 배우고 싶습니다.

다시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는 비로소 한의사임을 밝혔습니다.
이어 타인의 아픔에 동참하는 의사로서의 참된 자세가 무엇인지 덧붙였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결여된 진료는 단순히 기술이며,
진정한 치료는 기술 너머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가 내놓은 답은, 곧 인생의 목표입니다.
나아가 자신이 택한 의사로서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그는 젊은 한의사입니다. 그러나 이미 만만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한의의 맥을 이어온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유년시절부터 청장년을 거치면서 올곧게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지금도 한의의 지평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다시금 그의 맑고 어진 눈빛을 떠올립니다.
그 눈빛이 의료 현장에서 더욱 빛날 것입니다.
끝으로, 그의 앞날을 마음껏 축복합니다.
그의 의술을 통해 많은 이들이 아픔과 고통에서 치유되는,
결국 사람을 더 깊이 사랑하려는 노력이 꽃피길 기원합니다.

‘가시고기’ 작가, 조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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