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의 한방치료

올해는 조금 빨리 환절기가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아침 저녁엔 제법 날씨가 선선해져서 긴팔을 꺼내게 되네요.
한편 비염을 가진 분들은 환절기에 민감하게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지난주부터 비염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네요.


비염의 증상과 원인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가 있습니다. 또한 관련되는 증상으로는 안하담음(눈밑이 거뭇한것), 집중력저하, 후비루로 인한 수면불량, 인후통 등이 있습니다. 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축농증, 중이염, 기관지염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비염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상한(외부의 찬 온도에 민감한것), 상열,간열(열이 위로 오르는것, 간의 열이 있는것), 상열하한(열은 오르고, 아래는 허한, 두통과 비염, 장이 민감한것이 함께 나타남), 폐기능의 약함(선천적으로 기관지, 폐가 약한 분) 등이 있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알러지성(외부의 찬기운에 민감)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염에 좋은 약재들

비염에 좋은 약재 중에 대표적인 약재를 몇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신이화는 목련꽃봉오리입니다.맵고 가벼운 성질이 있어 풍한을 날리고, 코를 소통시켜주는 약재입니다. 꽃도 아름답고 쓰임도 좋지요.
건강은 생각을 말린 약재입니다. 생강보다 성질이 더욱 맵고 열이 많아집니다. 폐를 따뜻하게 하고 담을 치는 역할을 합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역할도 하구요.
반하는 역시 맵고 따뜻한 성질이 있는데, 담(가래와 콧물)를 치는데 특히 강점이 있습니다. 반하는 약간 독성을 가지고 있지만, 생강과 함께 탕전을 하면 독성은 사라지고, 담을 치는데 명약이 됩니다.
마황은 땀을 내고, 천식을 가라앉히는 데 쓰는 유명한 약재입니다. 다이어트에도 많이 쓰이고, 비염약에도 많이 활용됩니다.
위의 약재들은 염증을 줄이고 담을 치는데 많이 활용됩니다.


폐기능을 보완하고, 진액을 보충하는 보약의 효능을 가진 약재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오미자가 대표적입니다. 오미자는 차, 술 등으로 활용도가 높아 많이 알고 계시죠. 오미자는 폐와 신장의 진액을 보강합니다. 땀을 조절하기도 하고, 정력을 수렴하고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코감기때 많이 활용하는 소청룡탕을 구성하는 약재이기도 합니다.
또한 맥문동이 있습니다. 맥문동은 여름에 아름다운 보라색 꽃을 피우죠. 맥문동이 뿌리에 알알이 달려있는 약재입니다. 맥문동은 진액을 보충하고, 몸의 과도한 열을 살짝 식혀줍니다. 폐를 촉촉히 하는 역할을 해서 기침이 심할때 활용하고, 또 여름에 많이 복용하는 생맥산의 재료이기도 합니다. 맥문동은 보통 거심(중간에 심지를 빼서)해서 활용을 합니다.
황기 또한 많이 활용됩니다. 황기를 주인공으로 해서 처방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폐의 에너지를 보강하고, 전반적 원기를 강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외에도, 염증을 줄여주는 연교와, 유근피도 많이 활용을 합니다. 비염에 쓰는 약재는 지금 말씀드린 것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대표적인 약재들 위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비염에는 여러 가지 처방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비염에 쓰는 대표적인 처방 몇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급성과 만성 단계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먼저 비염의 초기라든지, 단순한 코감기, 기침감기일때는 일반적인 감기약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증상에 맞추어 맑은 콧물은 소청룡탕, 기침감기는 삼소음 등을 활용합니다.

만성비염, 계절적으로 반복되는 비염에는 어떤 처방이 좋을까요

하지만 한의원에 비염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의 대부분은 만성비염에 해당합니다. 대부분 양약을 오래 쓰다가 잘 안되어서 내원한다든지, 계절마다 반복되는 비염으로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내원을 하십니다.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비염은 감기약으로는 부족합니다. 폐기능을 도와주는 약재를 함께 처방해야 효과적으로 만성비염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늘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자주 발생하는 눅눅한 방이 있다고 생각해 보면, 늘 비염과 축농증이 있는 비강은 이러한 방에 비유를 할 수 있습니다. 곰팡이를 제거하고 청소를 하는것이 염증을 제거하는 양약의 원리, 그리고 일반적인 감기약의 원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단기간의 치료에서는 물론 의미가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대책은 창문을 열어줘서 환기를 시키고, 햇볕이 방에 들어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햇볕과 환기의 의미가 폐기능을 강화하고,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약재들의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폐기능을 도와주는 약재와, 염증을 치료하는 약재를 함께 처방하면 오래된 비염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보중익기탕 춘방이 있습니다.
폐의 기능을 보강하고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보중익기탕에 비염에 도움이 되는 몇가지 약재가 들어가 있습니다. 본원에서는 여기에 몇가지 약재를 다시 가감을 했구요 열이 많은 환자는 이 처방의 인삼을 빼고 사삼으로 대용하기도 합니다. 저는 유근피도 많이 활용하는데요. 유근피는 비염의 염증과 위장의 염증을 줄이는데,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재입니다.

다음으로는 형개연교탕입니다. 형개연교탕은 폐열로 인한 염증, 상부로 열이 더 오르고 염증양상이 더 나타나는 경우에 기본으로 많이 쓰이는 처방입니다. 당귀,천궁, 작약으로 순환을 개선시키고, 형개 연교 방풍으로 상부의 염증을 치료하며, 길경 백지로 인후부, 두부로 인경작용과 소통작용을 도와줍니다. 본원에서는 이 처방을 기본으로 하여 몇가지 약재를 더 첨가해서 처방의 약성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환자의 체질과 몸상태에 따라 여러가지 처방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비만의 정도가 심하다면, 다이어트 처방의 개념이 들어갈 수도 있구요. 허약체질이 원인이 되어 비염이 다발하는 경우라면, 귀룡탕을 기본으로 처방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처방들을 다양하게 쓸 수 있습니다.

비염의 치료기간과 치료방법

일반적으로 오래된 비염은 3개월 정도 투약하면, 많은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성장기의 학생과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경우는 녹용을 가미하는 것이 비염치료 효과를 증대시키는데에 효과적입니다.
일상생활은 가능한데, 환절기만 안좋다면, 환절기 위주로 1개월씩 투약하기도 합니다. 비염은 한약의 효과가 전체 효과의 80프로 이상을 담당하며, 보조적으로 침치료와 면봉치료, 가정에서 생약성분의 비염연고와 스프레이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비염으로 몇년씩 고생하고, 수술이후 재발되는 경우도 많지요. 알레르기비염, 만성비염에 한약은 안전하면서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덧붙이며

제 딸이 어릴때부터 비염과 알러지 체질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릴땐 체력도 약했었구요. 적극적인 한약투약으로 비염이 많이 개선되었고, 현재는 건강하고 씩씩한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저의 일화도 있지요. 작년에 출간한 “살구나무아래에서”도 소개했지만, 제가 어릴때 기관지가 약해서 응급상황에 간적이 있었습니다. 큰병원에서도 포기했던 저를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 간호하고, 한약을 달여 응급상황에서 저를 구해내셨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한약을 계속 복용하며 건강해졌고, 저도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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