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한약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자녀분이 몸이 약하여 면역력을 증가시키고자, 또는 불편한 증상을 개선하고자 한의원을 방문하여 상담을 하고 약을 지으셨죠? 그럼에도 한약을 둘러싼 많은 오해와 편견으로 한약을 먹이시면서도 전전긍긍 걱정이신 부모님을 많이 뵈었습니다. 제가 개별적으로 다 말씀드리지 못한 관계로 이 자리를 빌어 몇가지 오해와 진실을 밝혀 드리고자 합니다.
Q. 어릴 때 녹용 잘 못 먹으면 머리가 나빠지고 둔해진다면서요?
A. 성장을 촉진하고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는데 녹용만큼 좋은 약재는 없습니다. 가히 자연이 내린 귀한 선물이라 할 수 있죠. 예전에는 일반 서민은 감히 녹용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녹용은 왕족과 귀족들에게만 처방되었던 것이었죠. 왕의 후궁들이 자기가 낳은 아이들에게 녹용을 먹이려는 것을 보고, 꾀많은 의원이 ‘아이에게 녹용을 많이 먹이면 바보가 된다’라고 한 말이 와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혹은 경제적 사정으로 녹용을 먹을 수 없는 경우에, 아이를 위로하는 의미로 이러한 이야기가 생겼다는 설도 있습니다.
Q. 우리 아이는 열이 많은데 인삼과 녹용은 먹으면 안되죠?
A. 한약 처방은 약의 성분과 용량, 그리고 다른 약재와의 조화로 몸을 건강하게 하는 오케스트라와 같습니다. 열이 많은 체질이 인삼,녹용 등을 복용하게 될때의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다른 약재도 적절한 비율로 함께 처방하므로, 이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린이 청소년 한약 복용시 녹용과 인삼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Q.녹용은 나이에 비례하여 용량과 복용기간이 다르다면서요?
A. 녹용만이 아니라, 모든 약은 나이와 몸의 상태를 고려하여 용량과 복용기간이 산정됩니다. 녹용을 먹일 때 나이의 절반만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해오던 바이긴 하나,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아이가 허약하면 또래 보통 체력의 아이보다 더 오래 녹용을 먹어야 하는것은 상식이겠죠?
Q. 한약먹고 살찌면 어쩌죠?
A. 우리가 살 찌는 것을 염려하게 된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불과 100년전만해도 항상 굶주리고 영양이 부족한 상태였죠. 그 옛날 보약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면서 살이 붙게 된것이 한약 먹고 살찐다로 잘못 굳혀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약 먹고 살이 찐다면 다이어트 한약이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한약으로 살을 찌우는 것이 살을 빼는 것보다 오히려 더 어렵습니다.
또한 약재의 칼로리는 매우 낮습니다. 우리가 허브차 먹을때 살찔 거 염려하진 않지요. 한약은 허브입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살이 찌는 체질이 살이 찌는 것입니다.
Q. 첫 돌이 지난 후에 한약을 먹어야 하겠죠?
A. 첫돌, 첫한약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 근거 없는 말입니다. 제 아이들은 생후 100일 조금 지났을 때 감기기운이 있어 한방 감기약을 먹인 바 있습니다. 돌 전에도 아이가 아프면 양약을 먹이는 것과 같습니다. 한약이건 양약이건 아플때 복용하는 것이 약일 뿐, 꼭 돌이 지나야 한약을 복용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상담할때 많이 궁금해 하는 질문, 문답 방식으로 설명해보았습니다. 제 아이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한약을 복용시킵니다. 뇌수막염과 잔병치례를 자주 했던 딸아이도 아주 건강해져 올해 중학교를 입학했답니다. 저 또한 같은 길을 걸어가신 부친의 정성으로 어릴때부터 한약을 복용했습니다. 자연의 선물 한약을 아이들에게 선물해 보세요.
Leave a Reply
Want to join the discussion?Feel free to contrib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