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주역을 공부했나..
막상 글을 쓰려니, 주역을 공부하겠다며 지리산에 들어갔던 젊은 날의 제 모습이 떠올라 괜시리 웃음이 나오네요.
동양철학의 최고봉인 주역(周易)에서는 의역동원(醫易同源)이라 하여
‘한의학’과 ‘역학’의 뿌리는 같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즉 의술을 공부하는 자는 주역의 이치를 알아야 의학의 정수를 깨우칠 수 있다 여긴 것입니다. 한의대를 졸업 후에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보다 총체적인 것을 배워야겠다 여긴 저는 2007년 지리산으로 들어갑니다.
[사진: 기천문 수련을 하는 모습]
아침에는 신체단련을 위한 기천문을 하며 지리산의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그 이후엔 계속 주역을 공부하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그 어떤 이해관계 없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몰두했던 젊은 날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창 밖으로 보이는 자연이 그립습니다. 집중이라고 쓰인 글자도 재미있네요. 주역의 모든 괘를 다 외우며 공부에 몰두한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6월.
한의사로서는 역대 3번째로 약 2만자가 되는 주역 전문(全문) 통강(모두 외우는 것)에 성공합니다.
주역을 공부하시는 분은 많으나,
전문 64괘 384효, 약 2만자를 다 외우기는 쉽지 않은 터였습니다.
그리고 한국 주역의 대가 대산(大山) 김석진 선생님으로부터 ‘의인’이라는 호를 받게 됩니다.
[사진: 약 2시간 가량 주역 전문을 모두 외우고 있는 모습]
이렇게 기천문 수련으로 몸을
주역 공부로 마음을 수련한 저는
동탄에 의인한의원을 개원하게 됩니다.
딴에는 혹독하게 수련하고 하산하여 개원한 셈이었는데
현실은 기대와는 좀 달랐습니다.
주역을 공부했다고 하니, 원장실에서의 진료는
“원장님, 제 사주는 어떤가요?”
“이름은 괜찮나요?”라는 질문들이 제법 있으셨죠. ^_^
제가 사주를 봐드리거나 작명을 해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음양의 이치, 우주의 운행원리를 깨우친 주역 2만자 통강 한의사로서
음양과 심신의 조화를 고려한 ‘신중한 진맥’을 합니다.
이러한 진맥에 기반하여 사암침 시술 및 한약처방으로 환자분의 건강을 증진시키겠습니다.
God bless you!
의인 전재규
아래는 2007년 6월 4일 한겨레 신문에 난 제 기사입니다. 제 이름은 살짝 나오지만요. ^^
http://www.hani.co.kr/arti/society/religious/21386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