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장애를 가진..그러나 행복한 가족

환자들 중..자꾸 생각이 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현우(가명)도 그 중 하나입니다.
현우는 올해 초에 왔던 환자이고, 현우의 사연에 대해서는 연초에 홈페이지에도 올린 바 있습니다.
(예전 글 링크: 나이 어린 뇌질환 환자의 내원)
의인한의원에서 한약을 1제 복용하고 침치료를 꾸준히 한 친구입니다.

현우의 경우, 사실 1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만,
현우의 형편이 짐작되는 관계로 더 한약을 권하기가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내내 머리 속에 남아 마음이 참 불편했던 친구입니다.
한약을 먹어야 하는데..형편이 어렵다고 한약을 권하지 못하나.
아니..그럼 그냥 한약을 선물할 수도 있지 않을까?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중에 현우의 아버지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한쪽 팔이 없으신 분이라 쉽게 알아볼 수 있었지요.
학교 근처에서 무언가 파시는 거 같았습니다.
아..저렇게 번 돈으로 아들의 한약을 지어 주셨구나.
그 돈이 현우 아버지께는 얼마나 큰 돈이었을까요…

또 우연히 퇴근길에…길을 건너는 현우를 봤습니다.
절뚝거리면서 걷는 모습때문에 역시 쉽게 현우를 알아볼 수 있었지요.

의인한의원에 처음 왔을 때보다는 걷는 모습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갈 길은 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 씩씩할 남자 고등학생의 걸음걸이는 아니었으니까요.
오히려 60대 할아버지의 걸음걸이에 더 가까왔습니다.

그렇게 얼마간 현우가 아른거렸고,
결국 현우에게 연락을 해서 내원해보라고 했습니다.
현우는 정기적으로 한약을 지원하자..마음을 먹었지요.

막상 현우를 보니..현우 어머니도 눈에 밟혔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여 현우 약 상담 시에도 오시지 못한 어머니.
아버지와 할머니가 대신 왔었지요.
“혹시 어머니도 오실 수 있을까? 어머니 약도 지어 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해서 오신 현우 어머니.
전동휠체어를 타고 어렵게 오셨습니다.
선천적 장애를 안고 태어나신 것 같았고
그 장애가 안타깝게도 현우에게도 흘러간 것 같았습니다.

이 가족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장애를 가진 엄마와 아빠가,
갓 태어난 아기를 키울 때 얼마나 힘든 일이 많았을까.
아기는 커가면서 친구들의 부모와 다른 자신의 부모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의문이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우의 부모님 사랑과
부모님의 현우 사랑은 매우 순수하고 계산적이지 않으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그것이었습니다.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가족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정말 귀한 가치이죠.

그 귀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이 가족의 건강을 잘 지켜보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현우에게 정기적으로 한약을 지원하겠습니다.
현우가 겪고 있는 불편함을 잘 개선해보겠습니다.

의인한의원에 내원하신 현우 엄마의 휠체어를 보며..

God bless you!

의인 전재규

아래 링크는 예전에 올렸던 현우네 가족에 대한 글입니다.
클릭: 나이 어린 뇌질환 환자의 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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