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부인과] 불수산 먹고 3시간만에 출산! ^^
안녕하세요? 전재규 원장 아내 김리아입니다. ^^
오늘 새벽 12시 51분에 둘째 아이를 출산하였답니다.
얼마 전 만삭의 몸으로 한의원 대기실에 있는데 환자분께서 그러시더라구요.
“한의사 부인도 양방 산부인과 가요?”
ㅎㅎ 의미하는 바가 많은 질문이라고 생각한 순간이었습니다.
양방과 한방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양방과 한방이 대립하는 거 같아요.
양방에서는 한방을 (특히 한약), 한방에서는 양방을 서로 공격하는 경향이 종종 있는 거 같습니다만
그나마 양한방이 함께 어울려 협진하는 영역이 산부인과 아닌가 싶습니다.
(산부인과와 연계된 조리원에서 산후보약이 나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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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습니다.
저는 친정이 서울이라 첫 아이도 서울에서 낳았고 거기 산부인과, 조리원과 특히 궁합이 맞아서 이번에도 서울에서 낳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10시경에 배가 꼬이듯 진통이 시작하는데 3분 간격으로 오기 시작하더이다. -_-;;
워밍업(불규칙한 진통)의 서막 없이 그냥 규칙적으로 돌입한 것이죠.
둘째는 금방 낳는다는데 동탄에서 낳아야 하나 서울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서울로 직행하기로 했어요. 원칙적으로는 진통이 시작될 때 불수산을 먹으면 좋은데
그러다간 정말 차 안에서 애를 낳을 거 같아서 불수산 복용은 일단 하지 않았구요.
서울에 도착하니 이미 진행이 많이 되었다고 하여 그 때부터 불수산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3팩 정도 먹었네요. 실은 작년에 첫 아이 출산 때는 불수산 먹고 산부인과에서 혼났습니다.
아무 것도 먹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한약이 웬 말이냐는 것이었죠. -_-;;
(마치 무지몽매한 사람처럼 대접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면이기도 하고 남편이 한의사인 걸 알기에 걍 냅두시더라구요. ㅎㅎ
아이를 낳아보니 진통도 진통이지만 결국 관건은 “힘”이더군요.
왜 노산이 힘들다고 하는가는 결국 “힘”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이가 잘 내려올 수 있도록, 잘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힘을 가해 줘야 하는데
오랜 진통시간이라든가 빈 속 및 관장 등 일련의 과정은 산모를 지치게 하기 쉬워요.
평소에 몸과 맘이 에너지로 축적, 충만되어 있어야 하고,
그 에너지의 마지막 분출이 출산 시에 뿜어져야(^^) 하는 거 같아요.
제가 2번의 임신 및 출산을 겪으면서 활용한 한방치료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입덧방지한약: 입덧이 너무 심해서 고생이신 분들, 생강차를 끓여 드시거나 입덧방지한약을 드시면 좋습니다. 안태약(태아가 엄마 몸에 연착륙 할 수 있도록)의 효과도 있습니다.
– 한방감기약: 임신 중 감기, 특히 기침은 배를 땡기게도 하여 많이 힘들더라구요. 감기 걸렸을 때 양약, 항생제 먹는 것이 아무래도 꺼려지실 겁니다. 그럴 때에 한방감기약을 복용하면 좋아요. 다만 만들어진 한방감기약 중에는 임산부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약재가 있을 수도 있기에 맞춤 한방감기약을 권합니다.
– 아들 낳는 한약: 첫 아이 때엔 시기를 놓쳐서 둘째 아이 때 시도한 처방입니다. 양방과 달리 한방에서는 “전녀위남”이라고 하여 임신 후에도 성별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접근, 시각이 있습니다(물론 논란의 여지는 많은 듯 합니다). 이건 특히 시아버님께서 높은 확률을 보인 처방인데 임신 6주 때 복용합니다. 네! 저희 둘째는 아들입니다. ^^
– 달생산: 막달에 복용하는 한약이예요. 아이를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이번 둘째는 첫 아이 때에 비해서는 덜 맑긴 하더군요. ^^;; 39주가 안되어 태어나서인지 제가 달생산 복용을 좀 걸러서인지는 몰겠지만요. ^^ 첫 아이 때는 달생산을 열심히 복용했는데, 정말이지 피부 탱탱 말갛게 해서 나왔어요.
– 불수산: 녹용함량이 일반보약에 넣는 함량보다 3배가 많습니다. 그만큼 엄마에게 “힘”, “원기”를 주는 것이죠. 그런데 현실적인 상황 상, 달여놓은 불수산을 다 먹기란 힘들더라구요. 이번에도 3팩만 먹었을 뿐. (물론 이번에는 진통시간이 짧아서) 그런 경우 남은 불수산은 출산 후에 먹어도 오케이입니다. 불수산 먹고 힘 내어 진통시간, 출산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산후보약: 이제 슬슬 제가 먹기 시작해야 할 보약입니다. 작년에는 아이를 여름에 낳았는데 제가 열이 많아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오늘처럼 이렇게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손목이 나갔지요. -_-;; 이번에는 겨울에 아이를 낳게 되어 저같이 열 많은 산모한테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암턴 작년 여름에 제가 가볍게 굴어 손목이 아파왔을 때 보약만으로도 만회가 되더라구요. 사람에 따라서 1제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있으나 산후에는 2-3달 복용하는 것이 좋은 거 같아요. 출산 후 붓기만이 아니라 탈모, 피부 소양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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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으면 지병이 낫는다, 자연분만이 회복이 빠르다, 모유수유를 하면 살이 빠진다 등등의 긍정적인 말이 많지만 임신 및 출산 자체는 아무리 봐도 엄마 몸에 무리가 가는 커다란 사건임에는 틀림 없는 거 같습니다.
저희 한의원에 오시는 어르신들 가운데 대부분은 젊었을 적 산후조리를 못한 것이
몇 십년이나 지나서도 그 흔적을 보이는 경우가 많구요.
임신하는 단계에서 출산 이후의 마지막 단계까지 자연적인 접근방향을 잡으신다면
엄마나 아기나 모두 건강할 수 있습니다. ^^
자연만큼 과학적인 건 없으니까요. 모든 엄마들이 홧팅하시길 바라며 출산후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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