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장실 내부를 공개해보겠습니다.^^

원장실 들어오면 10자짜리 약장이 보이고, 그 위쪽에 보면, 한자로 씌어진 하얀색 묶음의 처방집들이 보

입니다. 월별로 정리된 아버지의 진료의 흔적이 담긴 편린들입니다. 지금도 아버지의 환자분들이 오시

면, 예전 처방을 보면서 참고하기도 합니다. 질환에 대해 고심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가끔은

잠시 아련히 아버지와의 기억에 빠져들곤 합니다.

 

아버지가 진료를 하신게 1963년부터라 실제론 처방전이 훨씬 더 많았었는데..고향 창고에 작은 화재가

있으면서, 처방전의 절반이상이 소실되었습니다.

저로선 참 안타깝습니다만, 그래도 남아있는 많은 처방전을 보면서, 아버지의 환자에 대한 열정과 성실

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거의 몇달전까지, 환자를 보셨습니다. 돌아가시기 1,2년전부터는 노환으로 글씨도

약간 흘려쓰시고 했습니다만, 처방만큼은 지금 보아도 연세가 드심에 따라 더욱 명쾌한 처방을 내리신

것 같습니다.

지금도 난치병환자들의 처방을 고민할때면, 아버지와 무언의 대화를 하곤 합니다.

이렇게 저는 아버지와 소통을 하곤 합니다.

아버지 임종 직전에 제가 아버지께 어려운 부탁을 드렸습니다. “제가 좋은 처방이 잘 생각나지 않을땐, 꼭 저에게 오셔야 합니다.”

이렇게 불효자인 저는 아직도 아버지를 못 보내고 있나 봅니다.

존경하는 아버지이자 스승이신 당신에게 영원한 안식이 있기를.

God bless u

의인 전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