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라다크 의료봉사
인도 속의 작은 티벳이라 불리는 라다크는 인도에서 최북단에 있습니다. 레(Leh)는 이곳의 중심도시이구요. 중심도시라 해도, 한국의 중소도시보다 작은 규모입니다.
또 이곳은 중국 티벳과 신장위구르 지역과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개원 전 신장과 티벳을 여행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인도쪽에서 비슷한 풍경을 접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거대하고 황량한 산의 풍경과는 달리, 라다크 사람들은 친절하고 인정이 넘칩니다. 예전의 우리네 풍경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곳에서 틈틈히 의료봉사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오지도 많이 사라지고, 이곳에도 의사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늘 좋은 의료에 대한 수요는 어느 곳에서나 필요합니다. 의료봉사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주변에 사는 분들도 오셨지만, 제가 다니면서 몸이 불편한 분들이 있으면 진료소에 오시라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1회성의 치료도 의미는 있지만, 좀 더 의미있는 진료가 되기 위해서는 치료의 플랜, 생활습관의 티칭, 평상시 도움되는 약재, 차 등을 함께 티칭을 해드렸습니다. 개별환자분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파슈미나 가게 사장님은 40년 류마티스를 앓아오신 분이셨는데, 퇴근 후에 진료소에 오셔서 30분이상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류마토이드는 양약을 기본으로 계속 처방을 해야 하고, 대신 식생활과 생활습관 면에서 함께 많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짜파티(밀가루 음식)를 많이 먹고, 지나치게 달거나 짠것이 많은 인도음식에 대한 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특히 강조했습니다. 자신의 질환을 함께 이렇게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것에 가게 사장님에게도 흔치 않은 기회셨나 봅니다. 다음날 정중히 집에 초대를 하셨습니다.
요리사로 일하는 한 분은 나이는 젊지만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분도 있었습니다. 양약 처방을 평생 먹어야 되는 환자였는데, 한달에 7만원 약재비가 부담스러워 한달전부터 중단하고 있더라구요. 우리네에게 7만원은 부담이 아니지만, 여기에 계신 분들의 월급과 부양해야 할 가족들을 생각하면 이건 큰 부담인 것은 맞습니다. 이런 경우 너무 교과서적인 접근만이 답은 아닐겁니다. 심장약 복용을 중단하면 안된다고 티칭을 해드리고, 플랜b로 써볼수 있는 ‘심적환’을 처방해드렸습니다. 델리 중국약재 마켓에서 구해 보라고, 단삼, 삼칠근 등의 약재도 알려드렸습니다.
만성적으로 허리와 목질환이 있는 40대 환자분이 오셨는데, 여러 검사와 치료를 해도 재발과 통증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었습니다. 몇가지 이학적 테스트와, 검사를 통해서 경추전만과 흉추후만, 골반변위가 있슴을 확인해드렸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요가 동작과 생활습관을 티칭해 드렸습니다.
신경과민, 불안증이 있는 러시아에서 온 여행자도 상담하고, 도움이 되는 약재를 알려드렸습니다. 침도 자율신경안정에 많은 도움이 되지요. 또 복부비만이 있는 20대 남성환자는 아무래도 비만치료에 관심이 있어서, 침치료와 함께 다이어트 플랜에 대한 설명을 해드렸구요.
저는 여행가이기도 합니다. 대학시절부터 배낭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한의원을 개원하고 15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한 분야에서 쌓아왔던 경험이 덧붙여져서, 여행의 스타일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습니다. 의료봉사도 단순히 환자수를 많이 보는 것보다, 15년간의 임상경험이 더해져서, 치료의 플랜과 양한방 치료에 대한 설명,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하며, 더 발전하고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의사로서의 자부심도 느꼈습니다. 현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됩니다. 의료는 자신의 불편하고 약한 부분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저는 이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에, 짧은 시간에도 이 분들과 깊은 교감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한의학을 공부하고 한의사로 살아가는 저에게도 감사하는 마음과 삶의 의미를 주었습니다.
이번에 라다크 지방의 여러 분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요즘 과거에 비해 좋아진 부분은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리는 멀어도 언제든지 서로 마음만 먹으면 소통할 수 있지요.
이곳의 환자분들과도 sns로 계속 소통할 예정입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ps. 환자분의 사진은 환자분의 동의하에 촬영하였습니다.
ps. 현지에서, 출발전, 귀국후 코로나 검사를 여러번하고 음성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무탈히 잘 다녀왔습니다. 염려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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